한 달이 다 가기 전에 통장 4개로 돈의 숨통을 살짝이라도 틔워 보고 싶은 마음이 조용히 올라옵니다.
지금 통장 잔고가 얼마인지와 상관없이 구조만 다시 짜면 생활비·비상금·목돈·투자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경험을 천천히 함께 그려볼게요.
① 통장 4개 재테크, 초보가 시작하기 좋은 이유 💰
돈을 모으고 싶은데 통장은 늘 하나뿐이라면, 숫자가 늘어도 체감되는 여유가 잘 생기지 않습니다. 월급이 들어왔다가 카드값, 자동이체, 각종 이체로 빠져나가면 무엇이 생활비이고 무엇이 저축인지 구분이 어렵습니다. 이런 혼란을 줄여 주는 가장 단순한 구조가 생활비·비상금·목돈·투자, 이렇게 통장 4개를 나누는 방식입니다.
통장 4개 구조의 핵심은 “이 돈은 어디에 쓰려는 돈인가?”를 미리 정해 두는 데 있습니다. 같은 200만 원이라도 한 통장에 섞여 있으면 쉽게 흩어지지만, 목적에 따라 4개의 칸으로 나누면 스스로 쓸 수 있는 돈이 얼마인지 훨씬 빠르게 파악됩니다. 특히 재테크를 막 시작하는 단계라면 복잡한 상품보다 구조 정리가 먼저입니다.
예를 들어 월급이 280만 원인 직장인 A씨를 떠올려 보겠습니다. 매달 25일 급여일마다 280만 원이 급여 통장으로 들어오고, 10분 안에 자동이체가 돌면서 생활비 통장에 140만 원, 비상금 통장에 20만 원, 목돈 통장에 70만 원, 투자 통장에 50만 원이 흩어지도록 설계하는 겁니다. 눈앞의 통장은 4개지만, 머릿속은 오히려 더 단순해집니다.
처음에는 “통장을 굳이 4개나 만들어야 하나?” 하는 부담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통장을 나눠 본 사람들 상당수가 한 달만 지나도 지출이 눈에 잡히고, 세 달 정도 지나면 남는 돈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합니다. 복잡한 재무제표를 만들지 않아도, 통장 개수만 늘려도 자연스럽게 돈의 용도가 분리되는 효과가 생깁니다.
월급의 50%는 생활비, 10%는 비상금, 25%는 목돈, 15%는 투자처럼 딱 떨어지는 비율을 처음부터 맞추려고 하면 금방 지칩니다. 첫 달에는 “생활비 60% 이상, 나머지는 저축·투자”처럼 넉넉한 기준을 잡고, 실제로 한 달을 지낸 뒤 데이터를 보고 조금씩 비율을 조정하는 편이 부담이 적습니다.
통장 4개 구조는 멋진 재테크 전략이라기보다는, 앞으로 어떤 전략을 올릴지 정리하는 바탕에 가깝습니다. 생활비 통장이 무너지지 않도록 지키면서도 비상금과 목돈, 투자 계좌를 조금씩 채워 가면, 같은 수입으로도 위험에 대비하는 힘과 성장의 기회를 동시에 챙길 수 있습니다. 특히 갑작스러운 지출이 생길수록 “비상금 통장이 있어서 다행이다”라는 안도감이 심리적인 지지대가 되어 줍니다.
급여가 들어오는 통장은 따로 두고, 그 통장에서 4개 통장으로 자동이체만 흘려 보내는 구조를 만들면 관리가 훨씬 쉽습니다. 급여 통장에 오래 돈이 머물지 않도록, 급여일+1일 기준으로 자동이체를 설정해 두면 “들어온 돈은 바로 제자리로 배치한다”는 습관이 자리 잡습니다.
카드값이 항상 예상보다 많이 나온다고 느끼는 사람, 월초에는 여유로운데 월말마다 통장 잔고가 텅 비는 패턴이 반복되는 사람, 가계부를 써 봐도 금방 포기했던 사람이라면 통장 4개 전략이 잘 맞습니다. 숫자 분석보다 구획 나누기에 강점을 둔 방식이기 때문에, “보기만 해도 지출이 보이도록”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 생활비 통장 – 월 실수령액의 약 50~60%를 목표로 설정
- 비상금 통장 – 최소 3개월, 최대 6개월 치 생활비를 단계적으로 채우기
- 목돈 통장 – 1~3년 이내 사용할 목적 자금 관리용(전세자금, 자동차, 결혼 등)
- 투자 통장 – 당장 쓰지 않을 장기 여유 자금만 모아 위험도에 맞게 투자
② 생활비 통장, 한 달 루틴과 금액 설정 방법 🧾
생활비 통장은 말 그대로 “이번 달에 쓸 돈만 모여 있는 통장”입니다. 여기에는 월세·관리비·통신비·교통비·식비·용돈 등 한 달 동안 반복적으로 나가는 돈이 모두 포함됩니다. 이 통장 하나만 보면 “이번 달에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이 얼마인지”가 한눈에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지난 3개월의 카드·계좌 내역을 살펴보고 평균 생활비를 계산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7월 176만 원, 8월 168만 원, 9월 172만 원을 썼다면 평균은 약 172만 원입니다. 여기에서 5~10% 정도 줄인 155만~165만 원을 이번 달 생활비 통장 목표 금액으로 잡으면,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조금은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생활비 통장 루틴의 핵심은 “월급일 이후에는 이 통장만 본다”는 규칙입니다. 급여일에 한 번, 그리고 월말에 한 번 두 번만 체크하고, 나머지 날에는 생활비 통장 잔액만 보며 소비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단순화합니다. 단기 이벤트성 지출은 되도록 생활비 통장 안에서 해결하고, 정말 감당이 안 될 정도로 큰 지출은 목돈 통장 쪽에서 꺼내 쓰는 식으로 선을 그어 둡니다.
수많은 통장과 카드 내역을 전부 들여다보려고 하면 관리가 금방 지칩니다. 생활비 통장 잔액 하나만으로 “이달 소비 속도”를 추적하는 원칙을 세우면, 매일 해야 할 일은 모바일 앱으로 잔액 한 번 확인하는 것으로 줄어듭니다. 단순할수록 꾸준함이 유지됩니다.
현실적인 금액 감각을 위해 구체적인 예시를 한 번 볼까요. 2025년 3월 기준, 서울에서 자취하는 직장인 민수씨는 월세 60만 원, 관리비 12만 원, 통신비 7만 원, 교통비 9만 원, 식비 45만 원, 여가·쇼핑 30만 원, 기타 15만 원 등 한 달에 평균 178만 원을 생활비로 쓰고 있었습니다. 이 중 식비와 여가·쇼핑 항목에서 10만 원만 줄여도 목표 생활비 168만 원으로 조정이 가능해집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줄일 수 있는 항목 위주로 줄이기”입니다. 전월세, 관리비, 통신비처럼 단기간에 바꾸기 어려운 비용보다는, 식비·카페·배달·온라인 쇼핑처럼 유동적인 항목에서 먼저 줄이는 것이 스트레스를 덜 줍니다. 생활비 통장에 들어올 금액을 줄여 놓으면 자연스럽게 이런 지출에서부터 변화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같은 생활비라도, 움직일 수 있는 돈과 움직이기 어려운 돈을 구분해 두면 조절이 훨씬 수월합니다. 생활비 통장 안에서 “고정비(월세, 관리비, 통신비 등)” 합계를 먼저 계산하고, 전체 금액에서 빼면 남는 금액이 진짜 조절 가능한 변동비입니다. 변동비를 기준으로 주간 예산을 나눠 쓰는 방식이 가장 실천하기 좋습니다.
예를 들어 생활비 통장에 160만 원을 넣었다면, 이를 4주로 나누어 주당 40만 원을 기준으로 쓰는 방식이 좋습니다. 월요일마다 이번 주에 쓸 수 있는 금액을 확인하고, 주말에는 남은 금액을 체크하면서 과소비가 누적되지 않도록 조정합니다. 월 예산보다 주 예산이 행동으로 옮기기 훨씬 쉬운 단위입니다.
“2024년 10월부터 생활비 통장을 따로 만들어서 주간 예산을 관리했어요. 이전에는 월초에 과하게 쓰고 월말에 카드값이 무서웠는데, 지금은 주 단위로 조정하다 보니 월말 자책이 많이 줄었습니다.” – 33세 직장인, K씨
생활비 통장은 저축이나 투자의 수단이 아니라, 다른 통장들을 지켜 주는 방패에 가깝습니다. 방패가 망가지지 않도록 지키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처음 몇 달은 생활비 통장의 목표 금액을 너무 낮추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여유를 조금 남겨 둔 상태에서 실제 지출 패턴을 확인한 뒤, 3개월 간격으로 목표 생활비를 서서히 줄이는 식으로 속도를 조절하면 무리 없이 적응할 수 있습니다.
③ 비상금 통장, 어느 은행에 얼마나 쌓을까 🚨
비상금 통장은 통장 4개 구조에서 가장 심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계좌입니다. 갑작스러운 병원비, 가족의 긴급 상황, 회사에서의 예상치 못한 구조조정 등은 한 번만 겪어도 생활이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비상금 통장이 있는지 여부가 마음의 안정감을 크게 좌우합니다.
비상금 목표 금액은 보통 “생활비 3~6개월치”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생활비를 160만 원으로 잡았다면 최소 480만 원, 가능하다면 960만 원까지를 비상금 목표로 두는 식입니다. 현실적으로는 처음부터 이 금액을 한 번에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1단계 목표 100만 원, 2단계 목표 300만 원, 3단계 목표 생활비 3개월분처럼 작은 단계를 설정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어느 은행에 만들어야 할지 고민된다면, 주거래 은행보다는 “앱을 자주 열어 보지 않는 은행”을 선택하는 편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주거래 은행이 국민은행이라면, 비상금 통장은 인터넷 전문은행이나 지방은행처럼 평소에 자주 들어가지 않는 곳에 만드는 방식입니다. 그래야만 생활비 통장에서 돈이 부족할 때, 비상금 통장을 쉽게 터치하지 않게 됩니다.
비상금은 자주 쓰는 돈이 아니기 때문에, 체크카드가 연결되지 않은 계좌로 두는 것이 좋습니다. 수시입출금 계좌도 괜찮지만, CMA나 단기 예금 상품처럼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붙는 상품을 활용하면 비상금을 쌓는 동안에도 약간의 이자를 챙길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 보겠습니다. 2025년 1월에 월 생활비가 150만 원인 직장인 지현씨는 비상금 목표를 450만 원으로 정했습니다. 연말 상여금 100만 원을 먼저 비상금 통장에 넣고, 이후 매달 20만 원씩 18개월 동안 자동이체를 설정해 두었습니다. 결과적으로 2026년 7월 말에는 비상금 통장이 460만 원을 넘어섰고, 그 이후부터는 같은 20만 원을 목돈 통장으로 옮겨 저축을 이어 갔습니다.
비상금을 모을 때 가장 중요한 습관은 “쓴 뒤에 남는 돈을 모으지 않는다”는 원칙입니다. 급여일 이후 생활비·목돈·투자 통장으로 이동하기 전에, 비상금 통장으로 먼저 10만~20만 원을 보내 두면 좋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마음도 덜 흔들립니다.
비상금 통장을 마련했다면 언제 사용할지도 미리 정해 두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병원비, 실직, 가족의 긴급 상황, 집 수리 비용” 정도만 비상금 사용 사유로 인정하고, 여행·쇼핑·자동차 구매에는 사용하지 않는 식의 기준을 정합니다. 기준이 모호하면 결국 생활비 부족분을 채우는 용도로 비상금이 쓰이게 됩니다.
“2023년 말에 갑자기 치과 치료비 90만 원이 필요했을 때, 비상금 통장이 없었다면 카드 할부를 늘렸을 거예요. 대신 비상금 통장에서 바로 해결하고, 이후 세 달 동안 조금씩 다시 채우는 방식으로 회복했습니다.” – 29세 회사원, L씨
비상금 통장은 쓰지 않을수록 좋지만, 필요할 때는 과감하게 꺼내 써야 하는 계좌입니다. 그래서 통장 이름을 “비상금”이라고만 두기보다는, “마음의 안전망 1호”처럼 나에게 의미 있는 이름으로 바꾸어 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름만 봐도 이 돈이 왜 필요한지 다시 한번 떠오르게 만들면, 쉽게 손대지 않으면서도 진짜 위기에는 망설임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④ 목돈 통장, 단기 목표별로 나누는 법 🎯
목돈 통장은 1~3년 안에 사용할 돈을 담는 계좌입니다. 전세 보증금, 차량 구입비, 결혼 자금, 어학연수 비용처럼 “언젠가”가 아니라 날짜와 목표 금액이 어느 정도 정해진 돈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통장을 잘 설계해 두면, 큰 돈이 필요할 때마다 대출에만 의존하지 않아도 됩니다.
목돈 통장을 설계할 때는 “언제, 무엇을 위해, 얼마를 모을지”를 구체적인 문장으로 적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2027년 2월까지 전세 보증금 6,000만 원 준비”처럼 세 가지 정보가 모두 포함된 문장을 만든 뒤, 이를 다시 월 단위 목표 금액으로 쪼갭니다. 2025년 3월부터 23개월 동안 모은다고 하면, 매달 약 260만 원을 모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은행 앱에서 서브 계좌를 만들 수 있다면, “전세 준비 통장”, “차량 구매 통장”처럼 목표별로 나누는 것도 좋습니다. 통장은 4개지만, 목돈 통장 안에서 다시 바구니를 여러 개 만드는 느낌입니다. 이렇게 되면 어느 목표가 얼마나 진행되었는지 파악하기 쉬워집니다.
현실적인 예시를 하나 더 살펴보겠습니다. 2025년 6월에 결혼을 준비 중인 32세 직장인 커플은 식장 계약금을 제외하고 1년 안에 예식비와 신혼여행 경비로 2,000만 원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목돈 통장을 하나 개설해, 매달 급여일마다 각각 60만 원씩 총 120만 원을 자동이체로 채워 넣었습니다. 중간에 상여금이나 세금 환급이 생길 때마다 이 통장으로 추가 입금을 하면서, 실제로 목표 시점까지 2,100만 원을 모으는 데 성공했습니다.
목돈 통장은 원금 손실 위험이 낮은 상품을 중심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기예금, 적금, 중도해지 이율이 비교적 높은 자유입출식 상품, 혹은 안정적인 채권형 상품 등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중요도와 사용 시점에 따라 일부는 예금, 일부는 적금, 일부는 CMA처럼 여러 상품을 섞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전세 계약은 2027년, 자동차 교체는 2026년, 여행은 2025년 말처럼 시점이 다르다면, 각각의 목표에 맞는 만기를 가진 상품을 따로 선택하는 편이 좋습니다. 같은 통장 안에 섞어 두면 언제 얼마를 빼야 하는지 헷갈리기 쉽기 때문입니다.
목돈은 매달 일정한 금액을 자동이체로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여금·성과급·연말정산 환급금처럼 “한 번에 들어오는 돈”을 어떻게 쓰느냐가 성패를 좌우합니다. 이런 돈이 들어오면 일정 비율(예: 50%)은 목돈 통장으로 바로 옮기고, 나머지를 생활비나 소소한 소비로 사용하는 룰을 정해 두면 좋습니다.
목돈 통장에서는 수익률보다는 “계획대로 돈이 모이는가”가 가장 중요한 기준입니다. 수익률에 욕심을 내다 보면 너무 높은 위험을 감수하게 되고, 단기 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안정적인 상품 위주로 목돈을 쌓아 두고,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을 때 투자 통장에서 수익률을 노리는 것이 전체 포트폴리오 관점에서는 더 안전한 선택입니다.
⑤ 투자 통장, 초보가 피해야 할 실수와 기본 원칙 📈
투자 통장은 “없어도 당장 삶이 흔들리지는 않지만, 있으면 미래를 바꿀 수 있는 돈”을 모으는 계좌입니다. 그래서 생활비·비상금·목돈 통장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기 전까지는 투자 통장의 비중을 무리하게 늘리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보 재테크 단계에서는 이 순서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큰 실수를 피할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실수는 투자 통장을 비상금처럼 사용하는 것입니다.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했다가 손실이 나면, 다시 본전을 맞추려고 생활비나 목돈까지 끌어와 투자금으로 써 버리는 오류가 반복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투자 통장은 아예 다른 은행이나 증권사에 개설하고, 생활비나 목돈 통장에서는 송금이 어렵게 구조를 나누어 두는 편이 좋습니다.
투자는 언제든 손실이 날 수 있기 때문에, 투자 통장으로 보낸 돈은 “이미 지출한 돈”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마음이 편합니다. 투자금이 줄어들었을 때도 “돌려놔야 할 생활비”가 아니라 “언젠가 결과가 날 실험 비용”이라고 받아들이면, 무리한 매매를 줄일 수 있습니다.
투자 통장에 얼마를 넣을지 정할 때는, 비상금과 목돈의 상태를 먼저 점검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비상금 목표 450만 원이 아직 150만 원밖에 쌓이지 않았다면, 투자 통장으로 보내는 비율을 월 소득의 5% 이내로 낮추고 비상금 채우기에 집중하는 편이 안정적입니다. 반대로 비상금과 단기 목돈이 어느 정도 갖춰졌다면, 투자 비중을 점진적으로 10~15%까지 늘려 볼 수 있습니다.
2025년 4월부터 매달 10만 원씩 인덱스 ETF에 분할 투자한 30대 직장인 B씨 사례를 떠올려 보겠습니다. 처음 1년 동안은 수익률이 크게 오르내려도 신경 쓰지 않고, 투자 통장에 일정 금액이 쌓이는 데 집중했습니다. 3년이 지나고 나서야 전체 수익률과 누적 금액을 진지하게 점검했고, 그때까지 누적 투자금과 수익이 자연스럽게 쌓인 상태였습니다.
여러 종목과 상품에 한 번에 투자하면 분산투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무엇을 왜 샀는지 헷갈리기 쉽습니다. 초보 단계에서는 지수 ETF처럼 시장 전체를 따라가는 상품 1~2개를 중심으로, 일정 금액을 꾸준히 넣는 경험을 먼저 쌓는 것이 좋습니다. 이후에 공부를 이어 가며 상품을 확장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2022년에 한 번에 500만 원을 투자했다가 크게 손실을 보고, 그 이후 2년 동안은 매달 20만 원만 자동이체로 ETF를 샀어요. 지금 돌아보면 단기 수익을 노리던 시절보다, 자동이체를 돌리던 시간이 훨씬 마음이 편했습니다.” – 35세 회사원, J씨
투자 통장의 목적은 단기간의 큰 수익이 아니라, 장기적인 자산 형성입니다. 그래서 단기 변동성에 흔들려 투자 전략을 자꾸 바꾸기보다는, 자신의 위험 감내 수준과 투자 기간에 맞는 기본 원칙을 정해 두고 3년 이상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견딜 수 있는 가격 변동 폭이 어느 정도인지”를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⑥ 보너스: 자동이체와 가계부로 시스템 완성하기 🧩
통장 4개 구조를 만들어 놓고도 몇 달 지나지 않아 흐트러지는 이유는 대부분 ‘자동화’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매달 직접 이체를 해야 한다면 바쁜 날에는 잊어버리기 쉽고, 마음이 흔들리는 날에는 금액을 줄이고 싶은 유혹도 강해집니다. 그래서 생활비·비상금·목돈·투자 통장은 자동이체와 가계부를 통해 하나의 시스템으로 완성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먼저 자동이체 루틴을 설계해 봅니다. 급여일이 25일이라면, 26일 오전에 비상금 통장으로 20만 원, 목돈 통장으로 60만 원, 투자 통장으로 30만 원을 보내고, 나머지는 생활비 통장으로 이동하도록 설정합니다. 이 과정까지 끝나면 급여 통장에는 거의 잔액이 남지 않게 되고, 이후에는 4개의 통장만 관리하면 되는 구조가 완성됩니다.
급여일 당일에는 입금 시간이 들쑥날쑥할 수 있기 때문에, 자동이체는 하루 뒤로 설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월급의 100%를 정확히 분배하기보다는, 몇 만 원 정도는 급여 통장에 남겨 두었다가 다음 달에 여유분으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가계부는 통장 4개 구조와 조합하면 훨씬 쓰기 쉬워집니다. 모든 지출을 일일이 기록하기 어렵다면, 생활비 통장과 카드 결제 계좌만 연결해 자동으로 지출이 분류되도록 설정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은행 앱이나 가계부 앱이 생활비 통장 잔액, 이번 달 카드 사용액, 고정비·변동비 비율을 한 화면에서 보여 주는 기능을 많이 제공하므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세요.
매일 영수증을 정리하는 가계부는 오래가기 어렵습니다. 대신 일요일 저녁에 한 주 동안의 지출 내역을 한 번에 보고, 생활비 통장 잔액과 비교하면서 “이번 주에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줄이고 싶은지”를 간단하게 메모하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가계부는 죄책감 노트가 아니라, 다음 주를 조금 더 편안하게 만드는 도구입니다.
대부분의 은행 앱에서는 통장 이름을 바꾸거나 메모를 남길 수 있습니다. 생활비 통장은 “이번 달 내가 쓸 수 있는 돈”, 비상금 통장은 “나를 지켜 줄 안전망”, 목돈 통장은 “2027년 전세 준비”, 투자 통장은 “10년 뒤 나를 위한 씨앗”처럼 구체적인 이름을 붙여 보세요. 이름만 바뀌어도 돈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집니다.
마지막으로, 2025년 1월부터 통장 4개 구조를 시작한 30대 직장인 사례를 간단히 정리해 봅니다. 월급 320만 원 중 180만 원은 생활비 통장, 30만 원은 비상금 통장, 70만 원은 목돈 통장, 40만 원은 투자 통장으로 자동이체를 설정했습니다. 1년이 지난 2025년 12월 말 기준으로 생활비 통장 관리 덕분에 카드 사용액이 줄었고, 비상금 420만 원, 목돈 820만 원, 투자 통장 평가액 550만 원을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특별한 재테크 비법보다 “통장 4개를 꾸준히 굴린 힘”이 더 크게 작용한 셈입니다.
✅ 마무리
통장 4개 재테크 구조는 복잡한 수식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생활비·비상금·목돈·투자 계좌를 나누는 단순한 작업이지만, 그 안에는 “지금의 나를 지키면서도 내일의 나를 준비하겠다”는 의도가 분명히 담겨 있습니다. 한 번에 완벽하게 나누려고 하기보다는, 첫 달에는 대략적인 비율만 맞춰 보고, 그다음 달에는 실제 지출을 보며 비율을 조정하는 식으로 천천히 속도를 올려 보세요.
급여일 다음 날, 자동이체 내역이 알림으로 뜨는 순간이 이 구조의 출발점입니다. 그 알림은 단순히 계좌 간 이체가 아니라, 과거의 소비 습관에서 조금씩 거리를 두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생활비 통장은 이번 달을 버티게 해 주고, 비상금 통장은 예상치 못한 사건에서 나를 지키며, 목돈 통장은 1~3년 뒤의 목표를 현실로 끌어당기고, 투자 통장은 그 이후의 시간을 준비하게 해 줍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수입과 부채, 생활비 수준이 어떻든 간에 통장 4개를 나누는 시도는 분명 의미 있는 출발입니다. 오늘 단 30분만 시간을 내어 통장 구조를 그려 보고, 이번 달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자동이체 금액을 정해 보세요. 서둘러 부자가 되려는 조급함보다, 같은 루틴을 1년 동안 이어 가 보겠다는 결심이 훨씬 강력합니다. 작은 통장 4개가 내일의 선택지를 조금 더 넓혀 줄 거라는 믿음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나눈 네 개의 통장이, 1년 뒤 더 자유로운 나를 초대하는 티켓이 되기를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