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포스팅은 일반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별 상황에 따라 법률·금융 전문가 상담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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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 전세사기가 생기는 구조, 계약 전에 흔들리는 지점

전세사기를 완전히 피하는 핵심은 “누가 나쁜 사람인가”를 맞히는 게 아니라, 내 보증금이 어떤 순서로 보호받는지를 계산하는 데 있습니다. 전세는 결국 “보증금”이라는 큰 돈을 집에 맡기는 거래이고, 그 집에는 이미 다양한 권리가 얽혀 있을 수 있습니다. 등기부에 보이는 근저당, 보이지 않는 임차인의 대항력, 세금 체납 같은 변수들이 한 번에 터지면 ‘돌려받을 돈’이 줄어듭니다.

사기는 보통 ‘계약 자체’보다 계약 전 단계에서 기회를 잡습니다. 시세보다 약간 싸게, 급하게, 오늘 당장 결정해야 한다는 분위기. 감정이 앞서면 확인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5가지만 확인하면 리스크가 줄어든다”는 말은, 단순한 격언이 아니라 확인 순서를 표준화하라는 뜻에 가깝습니다.

전세사기의 전형적인 위험 신호는 크게 세 가지로 묶입니다. 첫째, 집의 담보(대출)가 크거나 권리관계가 복잡한 경우. 둘째, 집값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아 ‘깡통’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 셋째, 임대인과 중개 과정이 비정상적으로 서두르게 만드는 경우입니다. 세 가지가 겹칠수록, 문제는 “조심하면 된다” 수준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손해가 날 확률이 올라갑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내가 보호받는 순서’를 머릿속에 그리는 일입니다. 만약 집이 경매나 공매로 넘어가면, 매각대금에서 각 권리자의 배당 순서가 결정됩니다. 그 순서에서 보증금이 충분히 배당되지 않으면, 잔액은 사실상 회수 난도가 급격히 올라갑니다. 그래서 계약 전에는 “내 돈이 뒤로 밀리지 않는가”를 확인하고, 계약 후에는 “내 권리가 제대로 살아있나”를 유지해야 합니다.

💡 팁 1: ‘싸다’는 이유를 문장으로 설명해 보세요

시세보다 저렴한 전세는 존재할 수 있지만, 그 이유가 “집주인이 급전이 필요해서” 같은 한 문장으로만 끝나면 위험합니다. 가격이 낮은 근거(내부 수리 필요, 역세권이 아닌 위치, 층/향 등)가 객관적으로 설명되는지 확인하세요. 설명이 흐릴수록 ‘확인해야 할 항목’이 늘어납니다.

계약 전 준비는 장보기처럼 리스트가 필요합니다. 사람이 긴장하면 기억이 흐려지고, 현장에서 들은 말은 집에 오면 섞여버립니다. 그래서 체크리스트는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체크하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메모장에 날짜와 시간을 찍고, 캡처와 사진을 남겨두는 것만으로도 ‘나중에’ 상황이 크게 달라집니다.

구체적인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같은 동네, 비슷한 평형에서 매매가가 3억 2천만 원 수준인데, 어떤 집이 전세 2억 9천만 원을 제시합니다. 겉으로는 ‘좋은 조건’처럼 보여도, 만약 해당 주택에 근저당 1억 2천만 원이 잡혀 있고, 선순위 임차인 보증금이 8천만 원이라면, 단순 합산만으로도 2억이 넘습니다. 여기에 체납세금이나 추가 대출이 얹히면, 집이 팔려도 보증금을 다 못 받는 시나리오가 현실이 됩니다.

2025년 3월 12일, A씨가 서울의 한 다세대 주택을 보러 갔다고 가정해볼게요. 중개사는 “오늘 계약하면 관리비를 깎아준다”고 했고, 임대인은 “내일 다른 사람이 온다”고 압박했습니다. A씨는 등기부를 현장에서 한 번 보고 넘어갔지만, 계약서에는 임대인 이름이 다른 사람으로 기재될 뻔했습니다. 이런 순간에 체크리스트가 있으면, 대화의 흐름이 아니라 확인 항목의 흐름이 계약을 이끕니다.

💡 팁 2: ‘확인했다’는 말을 ‘증거’로 바꾸기

등기부, 신분증, 위임장, 계좌명의, 보증보험 가능 여부 같은 핵심은 말로 확인해도 위험합니다. 가능한 범위에서 캡처·사진·문서 사본으로 남기세요. “그때 그렇게 들었다”는 기억은 분쟁에서 힘이 약하지만, “그날 이런 자료를 확인했다”는 기록은 강합니다.

🧾 ② 계약 전 5가지 핵심 확인(체크리스트)

전세사기 예방의 핵심은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딱 다섯 가지를 놓치지 않는 것입니다. 아래 5가지는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하나라도 비면 나머지 확인이 무력해질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계약 전날과 계약 당일, 두 번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① 등기부등본(갑구·을구) 최신본 확인
    등기부는 “집의 신분증”에 가깝습니다. 계약 당일 아침 또는 현장에서 최신 발급으로 확인하세요. 갑구에서 소유자(임대인)가 맞는지, 소유권 이전이 최근에 잦았는지 확인합니다. 을구에서는 근저당권, 전세권, 가압류 등 담보·채권이 얼마나 걸려 있는지 봅니다. 근저당이 있다면 ‘채권최고액’ 기준으로 위험을 보수적으로 계산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 ② 선순위 권리(대출·임차인·전세권)와 보증금 ‘합계’ 계산
    전세 위험은 “내 보증금 단독”이 아니라 앞에 있는 권리와 합쳐서 평가해야 합니다. 등기부에 보이는 담보뿐 아니라, 건물에 이미 거주 중인 선순위 임차인이 있다면 그 보증금도 합산 대상이 됩니다. 중개사에게 “선순위 임차인 보증금이 얼마인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있는지”를 요구하세요. 자료 없이 ‘없다’는 말만 있다면 경계가 필요합니다.
  • ③ 임대인 신분·대리인 거래(위임장)·계좌 명의 일치
    사기는 종종 “사람”에서 시작됩니다. 계약서상 임대인의 이름, 등기부의 소유자, 신분증의 이름이 완전히 일치해야 합니다. 대리인이 나온다면 위임장 원본, 인감증명서(또는 본인서명사실확인서 등)과 대리인의 신분증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보증금 입금 계좌도 임대인 명의가 원칙이며, 타인 명의 계좌를 요구하면 그 이유가 합리적인지 강하게 따져보세요.
  • ④ ‘대항력+우선변제’의 조건(전입신고·확정일자) 계획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는 “내 권리를 살아있게 만드는 버튼”입니다. 다만 이 버튼은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입주 가능한 날짜, 전입신고 가능 시점, 확정일자 받는 경로를 계약 전에 정리하세요. 계약서에 잔금일·입주일이 불명확하면, 전입이 늦어져 대항력 확보가 밀릴 수 있습니다. 일정이 늦어질 가능성까지 고려해 안전한 스케줄을 잡아야 합니다.
  • ⑤ 보증금 반환 안전장치(보증보험 가능 여부·특약) 확보
    가장 강력한 방어는 ‘내가 당장 돈을 돌려받지 못해도’ 회수 경로가 열려 있는 상태입니다. 전세보증금 반환 관련 보증(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하고, 계약서에 “보증 가입 불가 시 계약 해제 및 보증금 전액 반환” 같은 명확한 특약을 넣는 방법이 있습니다. 단, 보험이 무조건 통과되는 것은 아니므로 “가능성”과 “조건”을 사전에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 추천: ‘5가지 확인’은 순서대로 진행하세요

실무에서는 순서가 곧 안전장치입니다. 먼저 등기부로 “집의 상태”를 확인하고, 선순위 합계를 계산한 뒤, 임대인·계좌를 대조합니다. 그 다음 전입·확정일자 계획을 세우고, 마지막으로 보증보험·특약으로 ‘빠져나갈 문’을 만들어 두면, 급한 분위기에서도 판단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공식 확인 경로 메모(계약 전 즐겨찾기 추천)
  • 등기부등본: 대법원 인터넷등기소(iros.go.kr)에서 발급·열람 가능
  • 임대차계약 신고·확정일자: 주민센터 방문 또는 정부24 등 공공 경로 확인
  •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 보증기관(예: 주택도시보증공사 등) 안내 페이지에서 가입 조건 확인
  • 시세·거래정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등 공공 데이터로 교차 확인

공식 경로를 미리 저장해 두면, 현장에서 “지금 검색이 안 된다”는 이유로 확인을 생략하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 다섯 가지를 실제로 적용할 때 가장 많이 놓치는 포인트는 “최신성”입니다. 등기부는 어제와 오늘이 다를 수 있고, 계약서 서명 직전에도 담보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계약 당일에는 등기부를 다시 한 번 발급하고, 임대인과 계좌를 다시 한 번 대조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③ 계약서·중개 실무에서 리스크가 갈리는 포인트

체크리스트 5가지를 통과해도, 계약서 문장 하나가 리스크를 다시 키울 수 있습니다. 특히 전세는 “말로 합의한 것”이 아니라 “문서로 남은 것”이 기준이 됩니다. 계약서에서 중요한 건 화려한 문구가 아니라, 분쟁이 났을 때 실행 가능한 문장입니다.

먼저 계약서에 들어가는 ‘목적물’ 정보가 정확해야 합니다. 동·호수, 면적, 건물 유형, 주소가 조금이라도 틀리면 나중에 “다른 집”이 되어버릴 위험이 생깁니다. 다세대·다가구에서는 특히 실수가 잦습니다. 현장에서 도로명주소와 건축물 표기, 계약서 표기를 교차 확인하세요.

서류는 감정을 달래주지 않지만, 분쟁에서는 감정보다 오래 남습니다.

다음은 특약입니다. 특약은 ‘상식’을 적는 공간이 아니라, 상식이 무너졌을 때 나를 구하는 문장을 적는 공간입니다. 예를 들어, 보증보험 가입을 전제로 계약을 한다면 “가입 불가 시 계약 해제 및 지급한 금액 전액 반환”처럼 조건과 결과를 명확히 적어야 합니다. 또한 잔금일과 입주일이 다르다면, 전입·확정일자 확보와 관련해 일정이 꼬이지 않도록 문장으로 고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중개사와의 대화에서 중요한 포인트도 있습니다. 중개사가 “괜찮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근거가 무엇인지가 핵심입니다. ‘괜찮다’는 말이 시세 자료, 등기부, 확인서류 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정보가 아니라 분위기일 뿐입니다. 질문은 공격이 아니라 안전장치입니다.

“확인해볼게요”라는 말 한 번이, 수천만 원짜리 실수를 막아줍니다.

이제 실무에서 자주 쓰는 점검 항목을 숫자 리스트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아래 항목은 ‘사기 여부’를 단정하는 것이 아니라, 확인해야 할 위험도를 높이는 신호로 보시면 됩니다.

  1. 임대인 정보가 여러 번 바뀐 흔적
    짧은 기간 동안 소유권 이전이 반복되면, 거래 구조가 복잡할 수 있습니다. 단순 투자 목적일 수도 있지만, 전세를 끼고 매매가 반복되는 구조라면 ‘보증금 반환 재원’이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 이전 시기와 이유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추가 자료를 요청하세요.
    특히 계약을 급하게 재촉하면서 “서류는 나중에”라고 말하면, 확인의 흐름이 끊기기 쉽습니다. 흐름이 끊기는 순간이 리스크가 커지는 순간입니다.
  2. 특약이 구두 합의로만 남아 있는 경우
    “수리해준다”, “보증보험 된다”, “전입 문제 없다” 같은 말은 계약서에 들어가야 힘을 가집니다. 특약은 문장으로 쓰고, 조건과 기한을 숫자로 박는 것이 안전합니다. 예: “2026년 1월 10일까지 누수 수리 완료, 미이행 시 임차인이 계약 해제 가능”처럼요.
    모호한 표현(“가능한 빨리”, “성실히”)은 분쟁에서 해석이 갈립니다. 해석이 갈리면, 결국 비용과 시간이 늘어납니다.
  3. 잔금일·입주일·전입신고 일정이 충돌하는 경우
    임차인의 권리는 일정 위에서 작동합니다. 잔금을 치렀는데 입주가 미뤄지면 전입신고가 늦어질 수 있고, 그 사이에 권리 순서가 불리하게 변할 가능성이 생깁니다. 일정이 불가피하게 갈라진다면, 그 사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계약서 특약으로 보완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루 이틀이 뭐가 중요하냐”는 말이 나올수록, 오히려 하루 이틀이 중요한 상황일 때가 많습니다.
  4. 보증금 입금 계좌가 임대인 명의가 아닌 경우
    예외가 있을 수는 있지만, 예외는 항상 증빙이 필요합니다. 대리 수령이라면 위임장, 관계 증명, 계좌 명의자의 확인 등 안전장치가 있어야 합니다. “세금 때문에”, “회사 계좌라서” 같은 설명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계좌가 불명확하면 나중에 ‘누가 돈을 받았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쟁점이 되는 순간, 회수는 어려워집니다.

마지막으로, 중개 과정에서 기록을 남기는 습관을 권합니다. 계약서만이 기록이 아닙니다. 상담 메시지, 안내받은 서류 목록, 등기부 캡처, 시세 비교 메모도 모두 “내가 무엇을 근거로 판단했는지”를 남겨줍니다. 실제로 문제 상황에서는 ‘정황’이 모여 책임을 분명히 하는 실마리가 되곤 합니다.

🔎 ④ ✨보너스: 집 보러 갈 때 ‘현장 신호’로 거르는 법

서류 확인이 1순위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지만, 현장에는 서류로는 바로 보이지 않는 힌트가 있습니다. 특히 빌라·다세대 같은 유형에서는 건물 관리 상태, 우편함·전기계량기, 공용부 분위기에서 “이 집이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가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장 신호는 결정타라기보다, 서류 확인의 강도를 올리는 스위치라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현장에 도착하면 먼저 ‘동선’을 보세요. 단지형이 아닌 다세대는 출입 시스템이 허술한 경우도 있고, 우편함에 동일한 필체로 붙은 안내문이 많다면 관리 방식이 일괄적일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만으로 위험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확인을 더 해야겠다”는 감각이 생기면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 팁: 질문을 던질 때는 ‘왜’보다 ‘무엇을’이 강합니다

“왜 이렇게 싸요?”는 방어를 부를 수 있지만, “최근 수리 내역이 무엇인지”, “관리비 항목이 무엇인지”, “전입 가능한 날짜가 정확히 언제인지” 같은 질문은 정보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질문이 구체적일수록, 답변도 구체적으로 나옵니다.

다음의 사각형 불릿 체크는 “현장에서 3분 안에” 훑기 좋게 만든 리스트입니다. 한두 개가 걸린다고 바로 포기할 필요는 없지만, 여러 개가 동시에 걸리면 서류 확인을 더 엄격하게 진행하세요.

  • 우편함·계량기 표기가 과도하게 복잡: 호수 표기가 엉켜 있거나, 점유가 불명확해 보이면 실거주·임대 구조가 복잡할 수 있습니다.
  • 공용부 누수·곰팡이·악취: 단순 생활 문제를 넘어 건물 관리·수리 책임이 불명확할 수 있습니다.
  • 현장 설명이 계속 바뀜: “집주인이 곧 온다” “대리인이 처리한다” “서류는 나중에”처럼 말이 바뀌면 확인 난도가 올라갑니다.
  • 이웃·관리인과 말이 어긋남: 임대인·중개사가 말한 입주 일정이나 관리비 항목이 주변 설명과 다르면 추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 가격이 낮은데 근거 자료가 없음: 인근 시세 비교표, 수리 내역, 하자 설명 등 객관 자료가 없으면 ‘급함’만 남습니다.
🚀 추천: 현장에서는 ‘촬영 금지’ 분위기일수록 메모를 더 남기세요

사진 촬영이 민감한 경우도 있지만, “아예 기록을 남기지 말라”는 분위기로 흘러가면 조심해야 합니다. 최소한 입주일, 잔금일, 관리비, 수리 약속은 메모로 남겨두고, 계약서 특약으로 연결하세요. 기록은 상대를 의심해서가 아니라, 내 판단을 선명하게 만들기 위해 존재합니다.

현장 신호는 나를 겁주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내가 ‘확인을 생략하지 않게’ 도와주는 장치입니다. 결국 전세사기 예방은 “불안해지는 것”이 아니라, 불안해진 순간에 확인 루틴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 ⑤ 보증보험·대출·확정일자 타이밍으로 방어력 올리기

계약 전 5가지를 확인했다면, 이제는 계약 후에 리스크가 커지지 않도록 ‘권리 유지’ 전략이 필요합니다. 전세에서 가장 아쉬운 실수는 “계약은 잘했는데, 일정이 꼬여서 권리가 약해지는 경우”입니다. 작은 일정 지연이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으니, 타이밍을 중심으로 정리해봅니다.

첫째,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는 가능한 빠르게 진행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현실에서는 입주 준비, 열쇠 인도, 잔금 일정 때문에 늦어지기도 합니다. 이때 중요한 건 ‘언젠가 하겠다’가 아니라 언제, 어디서, 어떤 서류로 할지를 계약 시점에 확정해 두는 것입니다. 서류가 하나라도 빠지면 다시 방문해야 하고, 그 사이에 불확실성이 늘어납니다.

둘째, 전세대출이 끼어 있다면 대출 실행 조건을 계약 전에 꼼꼼히 확인하세요. 대출은 서류, 심사, 실행일이 맞물려 움직입니다. ‘대출이 늦어져서 잔금일이 바뀌는’ 상황이 생기면, 임대인이 압박을 하거나 계약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계약서에는 잔금·입주 일정이 변동될 때의 처리(예: 협의 기간, 위약금 조건)를 현실적으로 넣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팁: “잔금일=전입 가능한 날”로 맞추려는 이유

현장에서 많이 듣는 조언이 “잔금 치르는 날 전입도 하라”는 말입니다. 모든 경우에 완벽히 동일하게 적용되지는 않지만, 핵심은 돈을 준 날과 권리를 얻는 날이 멀어지지 않게 하라는 뜻입니다. 일정이 어긋나면 그 사이에 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 보증보험(보증금 반환 관련 보증)을 고려한다면 ‘가입 가능한지’만 확인하지 말고, 가입을 방해할 수 있는 조건을 함께 체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담보가 과도하거나, 권리관계가 복잡하거나, 시세 대비 보증금 비율이 높으면 제한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험 가능 여부는 “말”이 아니라 “조건”으로 확인하는 게 안전합니다.

넷째, 계약서 특약은 타이밍을 담아야 힘이 생깁니다. “보증보험 가입을 진행한다”처럼 포괄적으로 적기보다, “OO일까지 보증 가입 심사 결과 확인, 가입 불가 시 계약 해제 및 지급금 반환”처럼 기한과 결과를 넣어야 합니다. 기한이 있어야 서로의 행동이 결정되고, 분쟁이 생겨도 판단 기준이 생깁니다.

🚀 추천: ‘일정표’ 한 장을 계약서와 함께 보관하세요

계약일, 잔금일, 입주일, 전입신고 예정일, 확정일자 예정일, 보증보험 심사·가입 일정, 대출 실행일을 한 장으로 정리해 두면 혼란이 줄어듭니다. 일정표는 내 생활을 편하게 하는 것을 넘어, 권리의 공백을 최소화해 줍니다.

마지막으로, 계약 후에도 등기부를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이 도움이 됩니다. 특히 잔금 지급 전날이나 당일에 다시 확인하면, 계약 이후 추가로 생긴 권리(근저당 설정 등)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상황이 단순하진 않지만, “확인할 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는 사실 자체가 리스크를 낮춥니다.

⏱️ ⑥ 계약 당일 10분 루틴: 마지막으로 확인할 것들

계약 당일은 분위기가 빠르게 흐릅니다. 서류가 펼쳐지고, 전화가 오고, 중개사가 문장을 읽어주고, 임대인이 서명을 합니다. 이때 필요한 건 추가 지식이 아니라 10분짜리 루틴입니다. 아래 루틴은 “계약 전 5가지”를 당일에 다시 한 번 압축해서 확인하도록 구성했습니다.

  • 1) 등기부등본 최신본 다시 발급(또는 열람) ✅
    계약서 서명 직전 기준으로 권리관계가 바뀌지 않았는지 확인합니다. 갑구 소유자, 을구 담보 설정을 다시 보고, 이상이 있으면 즉시 계약 진행을 멈추고 설명을 요구하세요.
  • 2) 임대인(또는 대리인) 신분·서류·서명 일치 ✅
    신분증 이름, 등기부 소유자, 계약서 임대인란, 도장 또는 서명이 모두 일치해야 합니다. 대리인이면 위임장과 증빙을 함께 확인하고, ‘서명 주체’가 누구인지 문서에 남깁니다.
  • 3) 보증금 입금 계좌 명의 확인 + 이체 메모 남기기 ✅
    계좌 명의가 임대인과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이체 시 메모(예: “OO주택 전세계약 보증금”)를 남겨 추후 증빙에 도움이 되게 합니다. 가능하면 분할 지급 시에도 각 지급의 성격을 명확히 기록하세요.
  • 4) 잔금일·입주일·전입·확정일자 일정 재확인 ✅
    달력에 날짜를 바로 적어두고, 주민센터 방문/온라인 처리 등 실제 실행 경로를 확인합니다. 일정이 바뀔 가능성이 있으면 특약으로 보완하거나, 최소한 변경 시 협의 기준을 문장으로 남깁니다.
  • 5) 보증보험·특약 문장 ‘기한+결과’로 마감 ✅
    “보증보험 가입 추진”처럼 두루뭉술한 문장 대신, “OO일까지 심사 결과 확인, 가입 불가 시 계약 해제 및 지급금 반환”처럼 결과가 분명한 문장으로 마감합니다. 특약은 길이가 아니라 실행 가능성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2분, 계약서를 사진으로 남길 때는 전체를 한 번에 찍기보다, 핵심 페이지를 분리 촬영하는 것이 좋습니다. 임대인 정보, 목적물 정보, 금액·일정, 특약 부분은 선명하게 남겨두세요. 흐릿한 사진은 ‘찍어둔 것 같지만 도움이 안 되는’ 기록이 됩니다.

💡 팁: “잠깐만요” 한 마디가 최강의 안전장치

현장에서 분위기가 급해지면 사람은 확인을 미루고 싶어집니다. 그럴 때는 짧게 “잠깐만요, 확인하고 진행할게요”라고 말하세요. 당황스러워도, 그 한 마디는 계약의 속도를 내 손으로 되돌리는 버튼입니다.

전세사기 예방은 ‘완벽하게 읽어내기’가 아니라, 리스크가 큰 구조를 피해가고 나에게 유리한 권리와 기록을 남기는 데 있습니다. 계약 전 5가지는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그 5가지를 “매번 같은 순서로” 실행하는 사람이 결국 이깁니다.

오늘 계약이 아니라도 괜찮습니다. 내 보증금은 ‘급함’보다 ‘확인’에 더 잘 반응합니다. 마음이 흔들릴수록 체크리스트로 돌아오면, 선택의 질이 달라지고, 결과도 달라집니다.

✅ 마무리

전세사기를 막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특별한 촉”이 아니라, 계약 전 5가지 확인 루틴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등기부 최신본으로 권리관계를 확인하고, 선순위 합계를 계산해 내 보증금의 위치를 파악하세요. 임대인·대리인·계좌 명의가 일치하는지 대조하고, 전입신고·확정일자 일정으로 권리 공백을 줄이세요. 마지막으로 보증보험 가능 여부와 특약 문장으로 ‘돌아갈 문’을 확보하면, 리스크는 확실히 낮아집니다.

가장 위험한 순간은 정보가 부족할 때가 아니라, “이 정도면 됐겠지”라는 안심이 빨리 찾아올 때입니다. 계약 당일 10분 루틴으로 다시 한 번 확인하고, 핵심 기록을 남기면 불필요한 흔들림이 줄어듭니다. 무엇보다 급한 결정을 요구하는 분위기일수록, 체크리스트를 더 천천히 밟아야 합니다.

내 보증금은 내 삶의 시간을 모아 만든 자산입니다. 불안은 자연스럽지만, 불안을 이기는 방법도 분명합니다. 오늘은 체크리스트를 저장해 두고, 다음 계약에서는 한 항목씩 ‘확인했다’에 체크해 보세요. 그렇게 한 걸음씩, 더 안전한 전세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작은 확인이 큰 손실을 막습니다. 오늘의 10분이 내일의 안심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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